문과생 개발자, 토스에서 번아웃되기까지
문과생이었던 제가 개발자가 된 이후,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습니다.
첫 회사에서는 운영팀으로 입사해 SQL 쿼리를 다루는 업무를 맡았죠.
상사 옆에서 눈치를 보며 쿼리 수정을 기다리던 시간,
꾸지람과 자괴감 속에서도 데이터 정합성과 시스템을 보는 눈을 키워나갔습니다.
1년 뒤, 개발팀으로 이동했지만 이번엔 혼자 판단하고 실행하는 환경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회사는 사수도 없이 시작해야 했습니다.
질문을 해도 바빠서 답을 못해주는 사수,
나보다 어린 동료에게 질문하기 민망했던 순간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ERD를 그리며 시스템을 하나씩 분석했고,
제가 맡은 도메인에서 문제를 해결하며 동료들의 신뢰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토스에 입사했습니다.
서류부터 1차 기술 면접, 2차 문화적합성, 그리고 레퍼런스 4명 인터뷰까지.
주변에선 “괜찮겠어?“라며 걱정도 많았지만,
“적응하면 되지”라는 자신감으로 도전했습니다.
입사 첫 한 달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좋은 복지, 깔끔한 코드, 친절한 사수.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밤 9시, 10시에도 자택에서 일하는 동료들,
휴일에도 슬랙 알림을 처리하며 자동으로 따라오는 압박감.
그 누구도 야근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모든 동료가 너무 열심히였을 뿐이죠.
그러다 보니 나만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번아웃이 찾아왔습니다.
업무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이걸 내가 잘할 수 있을까?’란 생각만 맴돌았습니다.
토스는 정말 좋은 회사였지만, 저에겐 핏이 맞지 않는 옷이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이제는 잠시 쉬면서, 다시 앱 개발자로서의 길을 준비하려 합니다.
돌아보면 고된 시간들이었지만,
그 안에서 저는 정말 많이 성장했습니다.
📝 마치며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도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 말만은 꼭 전하고 싶어요.
“당신은 잘하고 있어요.”